기업분석/대기업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두산 - ② '3기 두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두산 - ② '3기 두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 전환 계획을 밝힌 지 7개월여 만에 잇단 수주에 성공하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선제적 기술 확보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 강한 사업 재편의 의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에서는 향후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 발전 시장을 주도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5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자구안 발표 후 회사가 수주한 친환경 에너지 부문 설비 금액은 약 1조 원에 달합니다. 2019년 영업이익 1조 769억 원에 맞먹는 금액입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해상풍력과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시너지를 확대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재계 순위 15위(2020년 기준), 자산총액이 30조원에 달하는 '2기' 두산그룹은 그룹의 정체성이었던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건설사' 두산건설, '이차전지 소재·OLED·화장품' 두산솔루스, '벤처캐피탈' 네오플럭스, '수소연료전지' 두산퓨얼셀 등 중후장대와 미래 유망 사업 포트폴리오를 양 손에 쥐고 있는 그룹이었습니다.

 

중후장대: 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조업을 일컫는 용어

 

그렇지만 두산건설의 적자와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에 의한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에 그룹의 구조조정이 꼭 필요했습니다.

 

구조조정의 무게감은 건설·중후장대 산업에 쏠려있었습니다. 두산건설 매각 추진과 함께 그룹의 정체성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권도 현재 시장에 내놓은 상태입니다. ㈜두산에서 유압기를 생산하는 모트롤 사업부도 팔았습니다. 미래 유망 사업 분야 매각 사례로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 기업 두산솔루스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두산이 끝까지 놓지 못한 계열사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모든 계열사를 다 팔겠다는 두산이 여전히 놓지 않은 계열사로는 애초에 매각 대상에서 제외한 두산중공업이 있습니다. 또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퓨얼셀 역시 두산그룹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박정원 회장 등 ㈜두산의 대주주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했습니다.

 

한마디로 두산중공업을 살리고, 밀어주기 위한 구조조정이었습니다.

 

 '3기 두산'의 미래에서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이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세 계열사의 교집합은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라는 정체성입니다.

 

수소연료전지의 두산퓨얼셀과 함께 지주사 ㈜두산 역시 사내 퓨얼셀파워BG, 계열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에서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 역시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등과 함께 해상풍력 발전, 가스터빈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로의 전환을 공언한 상태입니다.

구조조정을 끝낸 두산그룹의 목표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일관된 수익성을 창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