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 이슈 ① - 분사의 목적과 타이밍
최근 수면 아래에서 잠자고 있던 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를 분사(분할)할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LG화학은 지난해 전지사업 분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사내에 설치하고 올해 7월 분사 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실적이 큰 타격을 입어 분사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렇지만 차동석 LG화학 최고 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올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와 관련해 사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LG화학은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 분야에서만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사업에서 선두권 유지에 필요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로, 한중일 업체들의 선두권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유럽의 배터리 업체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상장(IPO)를 통한 투자자금 확보입니다. LG화학이 현재의 배터리 ‘왕좌’ 자리를 지키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 물량을 늘리고 중국 등 경쟁자와 기술격차를 벌리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LG화학은 올 들어 7월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25.1%)를 기록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LG화학이 수주받은 물량만 소화하려고 해도생산 Capa를 늘려야 하고, 여기에 수조원이 들어갈 것”이라며 “이 재원을 마련하려면 상장해서 투자를 받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상반기 LG화학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중국 남경·항저우, 폴란드 등 증설을 위해 배터리 부문에서만 1조792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여기에 해당 증설의 투자금액은 모두 6조원 규모로, 2조원가량 더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한동안 잠잠했던 분사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는 최근 잇따른 실적 호조로 LG화학 배터리 사업부 몸값이 뛰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금이 사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LG화학 전지사업부는 올 2분기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거둔 흑자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7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도 중국 CATL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또한 올 상반기 기준 전지사업은 LG화학 자산 중 38.2%를 차지해 과거 주요 사업이었던 석유화학(28.6%)을 크게 앞지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00년 사업 진출 이후 적자 또는 ‘반짝 흑자’에 그쳤던 배터리 사업 실적이 올 2분기 흑자를 내면서 반석 위에 올랐습니다. 상반기 기준 전지사업 매출은 총매출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37.2%)하고 있습니다. 매출액도 상반기 기준 2015년 이후 지속 증가하면서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차동석 CFO는 “3분기에도 배터리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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